담임목사 칼럼

목사가 잠시 쉼과 충전의 시간을 가지려합니다
2025-09-20 14:28:11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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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림교회에 부임하고 7년이 지난 어느 주일, 강단에 오르기 전에 제가 쓰러졌습니다. 2011년 어느 주일이었습니다. 다행히 당시 간호사이던 집사님이 교회에서 수액을 맞게 해주셔서 간신히 9시 예배를 마칠 수 있었는데 11시 예배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겨우 어떻게 11시 예배에서도 설교를 하긴 했는데 토하려 하고 머리가 어지러워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그때 들었습니다. 그것이 혜림교회 부임 후 첫 목회연구월을 갖게 된 계기였습니다. 당시 생존해 계셨던 원로목사님은 제게 1년을 안식년으로 쉬라고 하셨지만 그럴 수가 없어서 저는 6개월을 일단 계획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 결국 3개월 뒤 교회에 복귀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쉼이 저를 살렸고 다시 목회를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 후 저는 목회를 두렵게 인식하게 되었고 영성만큼이나 체력과 목회의 스트레스 대처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늘 성경을 대하고 거룩한 예배를 준비하며 또 믿음의 성도들을 대하는 목사가 왜 피곤하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안타깝게도 목사도 쓰러지고 넘어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제가 쓰러진 이후 함께 목회하는 부교역자들에게 조금 더 쉼의 시간을 가지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적절한 시점을 지나 지금 우리교회 부교역자분들은 약 2주간의 휴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누구보다도 쉼의 가치를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교역자들의 여름휴가 기간 중에 제가 교회를 지키는 대신에, 마음과 시절이 조금 더 여유롭고 넉넉한 추석 즈음에 매년 목회연구월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결국 교회와 저에게 유익이 된다는 확신 때문입니다.

 

 올해도 9월 마지막째 주일 예배를 마치고 10월 한 달을 친구 홍상은 목사님이 있는 시드니 혜림교회 근처에서 목회연구월의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그 기간 동안 저는 홍 목사님 주변 분들을 섬기는 일을 제외하고는 내년 사역을 계획하면서도 가급적 많이 쉴 것입니다. 그 기간 중 부득불 3일은 호주에 계신 한인 목회자 가족 수련회 때 말씀을 전하게 됩니다. 작년에도 100여 명의 목회자 가족 수련회 때 제가 말씀을 전했는데 저를 좋게 보셨는지 올해도 제게 그 수련회 기간 동안의 모든 설교를 부탁하셨습니다. 이민 목회의 어려움을 알기에 미약하나마 제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승낙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이민 목회자가 힘들게 사역하고 계시니 그분들의 수련회와 그분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혜림가족 여러분, 저는 행복한 목사입니다. 성경이 있고 하나님의 사랑이 있고 성도들의 사랑이 있고 매주 설교할 강단이 있으며 매일 기도하고 심방해야 할 성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2년을 지나는 동안 하나님은 제게 늘 충분한 은혜를 주셨고 또 감당할 정도의 시험이나 사람을 주셨습니다. 참으로 그분의 긍휼이셨습니다. 이제 보다 더 나은 목회를 위해 잠시 목회연구월로 쉼과 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하니 부족한 목사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과 여러분의 종

김영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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